교합백서

cervical abrasion의 치료에 대해 환자분과의 질답

2003.02.13 12:43

이닥터 조회 수:8037 추천:26

아래 환자분이 보내신 편지내용을 보면, 누구나 한번쯤은 겪었음직한
일이라고 봅니다.
환자분께서 아주 자세히 글을 주셔서 여기에 소개해 봅니다.

질문

난 이빨을 참으로 자주 닦는다.
하루에 가만히 따져보면 열번도 더 닦는 때도 있다.

무엇을 먹었다하면 하다못해 사과 한 쪽이라도. 양치질을 하지 않고
있으면 곧 머리가 띵해 오는게 온 몸이 다 쑤셔온다.

그래서 난 아에 먹지 않던가 아니면 과자 한개를 먹어도 커피 한모금을
마셔도 곧장 양치질을 하곤한다.

그러므로 밖에 있을 땐 맘대로 이를 못닦아 화장실에 들락거리며 물로
양치라도 몇번이고 해주어야만 그 스트레스에서 해방될 수 가 있다.

나의 이런 이닦는 버릇은 저 멀리 중학교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엄마에게 반항의 일종으로 밤에 과자를 한가득 입에 넣고 이 안닦고
잠자기. 그런 철부지같은 반항을 해대던 나.
유난히 깔끔하셔 우리들의 닦는 것에 너무나 철저했던 엄마.
그 반항으로 난 닦지않는다든가 집안을 어지르는 것을 종종 했다.

그결과 나의 이는 정말 빨리 썪어버렸다. 칫과에 가면서 난 그 고통이
싫어 이를 빡빡 닥아대게 되었다.

너무 자주 닦는 이때문에 나의 잇몸은 거의 파져있다.
7년전 쯤 칫과의 권유대로 패인 곳에 무엇인가를 다 씌우는 작업을
했다. 그리고도 열심히 이를 닦았다. 이가 항상 굼금하여 아직 아픈
것도 하나도 없는데 남편이 새로 가기 시작한 칫과에 나도 가보았다.

"이가 많이 패이셨네요. 다시 다 하셔야겠습니다."

"아직 하나도 시리지 않은데요"

"점점 많이 깎이겠씁니다."

"그러면 해주시지요"

그렇게 이빨 거의 다를 다시 긁어내고 새로 덮어씌웠다.
왜 아프지도 않은데 다 긁어내고 새로해야하는지는 잘 몰랐다.

의사가 그렇게 하라니까 했다.
게다가 보험으로 되는것은 시커멓고 보기싫다고 한개다
4만원인가 하는 것을 하게했다.
그것도 하라는 대로 했다.

문제는, 그 비싼것을 해넣었는데 두달도 안되어서 나의 이는 그 댄 것이
새카맣게 변해가는것이다. 병원에 갔다. 다시긁어내고 어쩌고 했다.

"왜이럴까요?"

"가끔 그런 수가 잇습니다."

그리고 몇개월 가지않아 또 꺼멓게 변하고 이빨과 경계선부근에
까만 것이 낀다.

또 갔다.

"왜그렇지요?"

"가끔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또다시 얼굴 초록헝겊으로 덮어씌우고 갈아내고 다시 붙이고
그런 끔찍한 것을 했다.

도대체 전에 한곳에선 7년이 다되어가도록 그런 일 한번도 없었는데

몇 개월이 멀다하고 이게 웬 난리람?
짜증이 나기 시작.
또 까매졌다.
하. 이럴 수가.
화가 슬금슬금.
정말 귀찮아라.
칫과가기도 복잡한데.
차를 주차하기도 힘든 곳인데.
그렇다고 병원을 바꿀 수가 있나. 하던 곳에서 해야지.

"또 까맣게 되었는데요."

카운테에 있던 아가씨. 표정이 어째.

"녹차드셨나요?"

"글쎄. "

무언가 귀찮은 듯. 화가 난 듯. 또야? 하는 듯. 퉁명한 목소리로
이것저것 묻는다. 어쩌구 저쩌구.팅팅 튕기면서. 뭐야. 내가 지금?
내가 지금 구걸하러 온거야? 나도 짜증나는데? 나의 화는 폭발했다.

"아니, 아가씨가 왜 나에게 화를 냅니까? 지난번 병원에선 7년을 써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왜 두달이 멀다하고 다시와서 해야하죠? "

"해드린다잖아욧"

도리어 아가씨 내세 신경질? 이럴 수가. 이건 아니잖아?

"해드린다쟎아요? 내가 지금 구걸하러 왔습니까?  나도 미치겠다구요.
나도 오기싫다구요. 이런는거 아니지요. "

아, 난 너무나 화가 났다. 씩씩대며 도대체 왜이렇게 자주 까매지느냐.
비싼것으로 했는데 왜 맨날  까매지느냐. 그런데 도리어 날 귀찮아하고
나에게 화를 낸다? 말이 되느냐?

아, 모르겠다. 별로 화를 내지않는 내가 화가나니 걷잡을 수가 없다.
그녀 역시 퇴근시간 임박하여 지쳐서였을까.

왜그리 찡그린 표정으로 손님을 맞이했을까.
모든 환자를 그렇게 맞았을까.

의사가 튀어나오고 죄송합니다 하면서 부랴부랴 새로 해주었지만.
난 아직도 모르겠다. 왜그렇게 쉽게 까매지고 자주 그 병원엘 찾아가야하는지.

그리고도 이젠 다시 시려오는 것 같다. 마치 드라큐라마냥 깊이깊이
파낸 그 잇몸이 탈이 난 것일까. 칫과를 바꿔서일까.

답변

안녕하십니까?
치과의사 홍선생입니다.

글을 읽어보면, 교합상태가 아주 좋지 못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래 글은, 제 홈페이지 교합과 임상코너에 실린 글입니다.
참고하시고, 시간나시면 치과상식코너도 들러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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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가 치솔에 의해 패인다면서 아래와 같은 그림을 그려서
설명하는 치과인들이 많습니다.



그림을 자세히 보시면, 패인 바닥에 치솔모가 닿게 하기위해,
가운데 부위의 치솔모를 길게 그려놓았습니다.
제가 학교를 다니던 1970년대말에도 유명한 교수님이 이 이론을
강의하시곤 했습니다.
한술 더 떠서, 이렇게 패이는 것을 보고 왼손잡이인지 오른손잡이인지를
알아맞출 수 있다고까지 했습니다.

그후로 세상을 깜짝 놀랠 새로운 이론이 나왔습니다.
1985년도 미국 보철학 저널에 아래와 같은 그림이 소개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 그림이 통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그림은 잘못되었습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이 수정했습니다.

어금니의 옆구리는 인장력으로 찢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강한 압력을 받아 눌려터집니다.

이렇게 누르는 힘은 교근에서 나옵니다.
교근은 어금니가 계속 닿을 때 긴장하며,
송곳니만 닿고 있으면 거의 긴장하지 못합니다.
이것이 바로 군기능교합과 견치유도교합의 가장 큰 차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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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을 보시면, 아래 1소구치의 치경부가 움푹 패인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정도 패일려면 그 앞뒤치아도 조금은 패여야 할텐데 말짱합니다.
바로 이 소구치가 위소구치와 working시 계속 닿아서,  
엄청난 교합력이 가해진 까닭입니다.

치아가 시거나 찬물에 동통을 느껴 내원한 환자분들의 경우,
해당치아의 치경부에 꼭 치아를 옆으로 닦아서 패인 듯한 모양을 보이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치아별로 보면 상악1소구치가 가장 많고, 다음 2소구치순이며
상악 대구치에서도 발견됩니다.

치아부위별로 보면 대부분 협측 치경부에 발생되며
드물지만 상악대구치의 설측에서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면 이러한 증상이 정말 치아를 잘못닦아서 발생할까요?

arch의 형태를 보면 견치가 가장 돌출되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견치가 가장 많이 발생해야 되지 않을까요?

어금니쪽을 닦을 때만 힘을 주어 닦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재미있는 것은 상악 2소구치만 빼고, 그 앞뒤치아에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칫솔 때문만은 아닌가라고 생각해 봅니다.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85년경 Journal of Prosthodontic Dentistry에서
치경부의 마모를 칫솔질이 아닌 " 교합력에 의한 손상이다"라는 내용으로
논문을 실은 바 있습니다.
또한 작년에는 "abfraction"이라는 term을 새로 만들어 사용을 하고 있습니다.

전화나 전기공사가 진행중인 곳에 콘크리이트 전봇대를 싣고 다니는 트럭을
보신 일이 있으십니까? 실려가는 전봇대를 유심히 살펴보면 반듯하지 않고
무게 때문에 휘어져 있습니다.그 두꺼운 돌이 휜 것입니다.

치경부가 파여서 sour sensation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선생님께서는 어떤
치료를 하십니까?
resin수복을 하거나 GI cement로 회복하시지 않습니까?
아니면 de-sensitizer를 바르십니까?

resin수복을 하면 잘 떨어져 같은 부위에 몇차례씩 붙이고,
GI cement을 사용했더니 잘 변색되어버리고,
de-sensitizer는 그 효과가 얼마가지 않았던 경험이 있지 않으십니까?

간단한 실험을 해봅시다.
suction hose에 석고를 개서 얇게 바르고 굳은 후 hose를 휘면
석고는 떨어집니다. 석고가 떨어지지 않게 하려면 hose를 휘면 안됩니다.

즉, 치경부의 현재 마모증이라고 표현되는 증상은
치아의 bending의 결과 나타납니다.

cervical burn out을 살펴봅시다.
다 아시다시피 이 부위는  치조골로도 싸여있지 않고, enamel도 없고 해서
검게 나타납니다.

즉 치아에 측방력이 작용되면 치아는 옆으로 움직이다가 치조골의 강한
저항을 받으면서 치경부가 휘게 됩니다.
휘게 되는 정도는 전자현미경으로나 확인될 정도로 작겠지만
이 정도만으로도 그 부위의 얇은 사기질은 튿어져 나가게 되고,
상아질은 엄청난 압력을 받게 됩니다.

하루에도 몇천번씩 이러한 힘을 반복적으로 받게 되면
상아질도 튿어져나가게 됩니다.

원인이 제거되지 않은 채, 수복을 할 경우, 수복재료는 이 외력을 감당하지
못하고 떨어집니다. 간혹 윗쪽이나 아래쪽 한쪽만 변색된 resin수복물을
보신 경험이 있으시지 않습니까?

윗쪽이 떨어지면 윗쪽에 틈이 생겨 그곳이 변색되고, 아래쪽이 떨어지면
아래가 변색되어있습니다. 위 아래 모두 떨어지면 재료는 탈락되겠지요.

따라서 증상만을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고 원인요소를 따져 제거함이
원칙이며 이에따라 교합조정이나 보철, 혹은 교정치료를 수반하게 됩니다.


아래 그림은 스트레스가 어떻게 전달되는 지를 도해한 것입니다.



멀쩡한 치아도 패여나가는 상황에, 패인 부위를 치과재료로 때운다고 해서
치료가 될까요?
원인이 제거되지 않은 이상, 레진은 계속 떨어져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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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상태에서 치과재료를 때우면 잘 떨어집니다.
재료와 치아가 닿는 곳중 위쪽이 떨어지면 위쪽이 변색되고,
아래쪽이 떨어지면 아래쪽이 변색됩니다.

떨어지는 이유는 교합력때문이며, 교합력이 치아를 괴롭히지 못하도록
조정하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임상가를 위한 교합학

안녕하십니까? 치과의사 홍성우입니다.
오늘날 의학은 눈부시게 발전되어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 유전자를 이용한 치료와 같은 첨단 시술이 행해지고 또한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불과 150년 전만해도 병원은 사람이 살아나가는 곳이 아니라 죽어나가는 곳으로 인식되던 시기였으며 의학은 그야말로 암울했습니다. 그러던 중 레이벤후크에 의해 현미경이 발명되면서 세균의 정체가 드러났고, 파스퇴르와 코흐 같은 과학자의 노력으로 수많은 사람들은 죽음의 문턱에서 생명을 건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치과질환인 충치 그리고 풍치 역시 교합과 관련지어 발생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며 교합을 이해함으로써 이런 질환들도 보다 효과적으로 치료가 가능해질 수 있는데, 이런 재미난(?) 치과이야기들을 치과의사가 아닌 분들이 쉽게 이해하시고, 아울러 이런 이야기들이 좋은 치료를 위한 눈과 귀가 되어드리기를 희망하면서 두 권의 책을 2012 년, 2014 년에 출간했으며, 2023 년 11 월에 개정판을 출간했습니다.


임상가를 위한 교합학
Vol 1


임상가를 위한 교합학
Vol 2


홍성우의 임상가를
위한 교합학-개정판


잘 닦는데 왜 썩어요?

왜 혼자만 치아가 잘 썩을까요? 치료받은 치아가 또 썩는다면 정말 안닦아서 그럴까요? 재미있는 사실은 치과의사들도 충치가 있답니다.
남들은 찬물을 잘 마시는데 왜 혼자만 치아가 시릴까요? 그리고 신경치료를 해서 아예 시린 통증을 못느끼게 하는 치료가 정말 좋은 치료일까요?
왜 음식물이 혼자만 잘 낄까요? 치과에서는 인공치를 하라거나 두 개를 붙혀서 아예 끼지 않도록 하라는데 그게 맞는 치료일까요?
치과에서 교정을 하라면서 치아들을 뽑으라는데 정말 뽑지 않고서는 교정치료가 불가능할까요?
매스컴의 발달과 더불어 현대인들은 많은 의료광고를 접하게 되는데 이런 정보의 홍수 속에서 좋은 정보를 가려내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여기 알기 쉬운 치과상식 그리고 꼭 알아야 할 치과상식을 소개드리며, 좋은 치료 그리고 꼭 합당한 치료를 받으시길 소망해봅니다.


잘 닦는데 왜 썩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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