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충치는 왜 생길까요?

2014.10.13 13:51

이닥터 조회 수:6337

이를 닦지 않으면 충치가 생긴다고 합니다.

하루 세 번 그리고 삼분 동안, 또 뭐더라?

 

아 맞다!

식후 3분 이내에 닦기이며 양치질규칙 333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를 잘 닦으면 충치가 정말 안 생길까요?

치과의사인 저도 이만 잘 닦으면 제발 충치가 안 생기길 간절히 희망합니다.

 

그러나 열심히 닦는데도 불구하고 충치가 생기는 이유는 뭘까요?

요즘엔 충치세균을 없애는 껌도 나오고 구강세정제도 있는데 충치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초등학교나 중고등학교 구강검사를 나가보면 충치가 없는 학생은 보기 힘들며,

치열상태가 좋지 못해 교정치료가 요구되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은 것을 알게 됩니다.

 

충치를 치료하는 치과의사의 치아는 멀쩡할까요?

충치에 대해 잘 아는 치과의사만큼은 충치가 없거나 치료되어 문제가 없어야 하지 않을까요?

 

전국으로 교합강연을 다니면서 치과의사를 대상으로 교합조정을 하곤 했는데,

멀쩡한 치아를 가진 치과의사를 보기 힘들었습니다.

 

다행히도 저는 초등학교 때 치과의사이신 아버지가 상한 곳을 때워주신 치아 두 개를 제외하고는

인공치도 없고 빠진 치아도 없으며 육십이 다되어가는 지금도 씹는데 불편을 모르고 삽니다.

 

혹시 아버지가 치과의사라서 어려서부터 치아관리를 잘 했기 때문에

치아들이 멀쩡하지 않을까 생각하시는 분이 계실 지 모르겠습니다.

 

치과의사로서 치아의 소중함을 알기에 잘 관리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제일 큰 이유는

제 교합상태가 바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충치를 만드는 세균은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작용하며,

따라서 사람들은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치과를 찾게 됩니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작용하는 세균은 치아에도 공평할까요?


입 속에 세균은 공평하게 분포되어 있고 따라서 치아들이 썩는다면 골고루 다 썩어야 하는데

주로 잘 썩는 부위가 있는 것을 보면 공평치 않은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어금니의 교합면(대합하는 치아와 닿는 부위)에는 주름이 많이 형성되어 있으며,

이 부위에 음식물이 저류되기 쉽고, 따라서 앞니에 비해 충치로 발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충치_01.jpg

 


충치가 잘 보이시죠?

치솔질이 어려운 어금니부위 특히 음식물이 잘 끼일 수 있는 골짜기부위에서 충치가 생긴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실지로 음식물이 세균에 의해 부패하는 과정에서 산성물질이 발생되면,

이로 인해 치질이 탈회되어 약해지며 따라서 외력에 의해 쉽게 그 형태가 붕괴될 수 있습니다.

 

충치_02.jpg



위 사진에서는 오른쪽 맨 뒷쪽 어금니가 망가진 것이 관찰됩니다.

닦기 어려운  맨 뒷쪽 치아가 망가졌다고 생각하십니까? 

 

왼쪽 아래어금니들에서는 뒤에서 두 번째 치아가 망가지고 맨 뒤 치아는 멀쩡합니다.

어째서 사진의 경우처럼 치아들이 망가졌을까요? 

 

충치_03.jpg


위 사진에서 오른편 아래 어금니를 자세히 살펴보면 주름진 곳에서 충치가 발생되지 않고

오히려 음식물이 저류되기 어려운 부위에서 충치가 발생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충치는 크게 급성충치. 만성충치 그리고 지연충치가 있다고 학교에서 배웠습니다.

어쩐지 세균만으로 충치를 설명하기엔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십니까?


치아가 이제 막 맹출될 때는 치아가 약해서 빨리 썩게 되고 ,

나이를 먹어가면서 치아가 단단해지므로 천천히 썩는다는 만성충치까지는 어느 정도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충치가 진행되다가 멈춘다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학교 다닐 때 교수님도 이 대목에서는 대충 얼버무리고 지나가신 기억이 납니다.

 

만일 세균만으로 치아가 썩는다면 어떤 이유로 충치의 진행이 멈추게 되었을까요?

치아를 열심히 잘 닦아서 혹은 구강청정제나 껌을 씹어서? 아니면 체질변화가 생겨서?


충치_04.jpg


 

사진 오른쪽 교합면이 푹 패이고 새까맣게 변한 치아가 보이는데,

뾰족한 침같이 생긴 치과도구를 이용하여 치질을 탐침해보면 단단한 상태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운데 아말감으로 때운 치아는 지금 치질 일부가 깨지고 노출된 치질이 푸석한 상태이며

충치가 현재 진행중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상황은 체질개선이나 구강청정제 혹은 껌 등으로는 해석이 불가능하며 

세균의 집단이주설을 의심케 합니다.

 

세균이 새까만 치아를 열심히 망가뜨리다가 숨기 어려운 환경이 되어서 그 옆 치아로 집단이주를 한 나머지

새까만 치아에는 더 이상 세균이 살지 않아서 충치진행이 멈췄을까요?

 

어떤 분은 새까만 치아가 어떤 이유로 단단해져서 세균이 더 이상 이 치아를 망가뜨리지 못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지금 열심히 망가지는 치아는 왜 단단해지지 못했을까요?

 

정말 모든 치아들이 저 새까만 치아처럼 저절로 단단해질 수만 있다면,

그리고 가급적 많이 망가지기 전에 빨리 단단해지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해봅니다.

 

새까만 치아의 치질 일부를 떼어서 전자현미경으로 확인을 해보면힘으로 인해 훼손된 치질에 무기질이 침착되어

치질이 단단해진 것을 알게 되는데무기질 사이사이로 죽어있는 세균들도 관찰됩니다.


충치_05.jpg



위 사진에서도 지연충치가 보입니다.

사진 왼편 윗쪽에 보이는 치아는 지금 열심히 망가지고 있습니다.

 

충치_06.jpg



위 사진은 하악 1대구치가 지연충치상태이이며, 날카로운 치과기구를 이용하여 탐침중인데,

치질이 단단해진 것을 알게 됩니다.


이런 지연충치들은 모두 공통점이 있는데,

이전에 대합치와 싸웠다는 것 그리고 지금은 싸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충치_07.jpg


 

하악 1대구치는 전에 상악 2소구치와 싸웠으며.

지금은 치질이 깨지면서 대합치와 닿지 못해서 싸우지 않는 중입니다.


충치_08.jpg


 

상악 2소구치는 전에 하악구치와 싸울 당시에는 움식임이 심했었겠지만, 지금 하악치질의 일부가 깨져 달아나면서

더 이상 이 치아와 접촉하지 못하는 이유로 점차 유동이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필자가 대학원 시절 종합시험을 보는데시험문제 중 하나가 바로 충치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문제에 대한 답은 충치와 연관된 세균들을 적는 것이었는데 필자는 세균대신 교합을 논했습니다.

 

시험 답안지를 제출하면서 내심 뿌듯했었는데일주일 후 담임교수님으로부터 호출하는 전화가 왔고,

필자는 교수님들을 찾아 다니며 죄송하다는 말을 해야 했습니다.

 

그 중 한 교수님은 대학원 학생의 답안을 신랄하게 비판하시며패러다임에 대한 강의를 무려 두 시간 동안 하셨지만,

그 교수님 방문을 나설 때 그래도 충치는 교합이야 !” 라고 옛날 유럽의 어느 과학자처럼 마음속으로 되뇌었습니다.

 

충치에 대한 세균은 꼭 필요한 요소이며 따라서 필요조건입니다만

세균만으로 충분히 충치가 생기지는 않는 이유로 충분조건은 아닙니다.

 

충치가 되기 위해서는 치아가 세균이 작용할 수 있도록 치질구조가 망가져있어야 하는데,

이런 치질붕괴는 바로 좋지 않은 교합상태에서 잘 발생됩니다.

 

즉 충치에 대한 바람직스럽지 못한 교합은 아주 중요한 필요조건이며,

이 조건이 결여된 상태에서는  충치가 생기지 않는다는 말과 같습니다. 

 

에스키모인들은 문명을 접하기 전에는 충치가 없었다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쵸코렛 같은 음식을 접하면서 충치가 생겼다고 하더군요.

 

물론 당분이 많은 음식이 문제가 되기도 하겠지만 더 큰 문제 어쩌면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바로 음식물섭취가 편리한가 그렇지 못한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명이 들어가기 전에 에스키모 아기들은 어떤 이유식을 했었을까요?

에스키모인들은 생고기를 잘 먹었다는데 아기도 생고기를 오랫동안 질겅거리며 씹지 않았을까요?

 

에스키모인들은 생고기를 잘 먹었다는데 아기도 생고기를 오랫동안 질겅거리며 씹지 않았을까요?

  

오래 씹는다는 말은 입주위 근육운동이 활발하다는 말과 같으며,

오래 씹을 때는 자주 삼키는데 이때 혀도 입 속에서 활발하게 운동하며 따라서 악안면의 성장이 잘 된다는 말과 같습니다.


악안면성장이 바람직하면 치열도 바르고 교합상태도 바람직해지며 따라서 턱관절의 형태도 바람직해지고,

이런 좋은 환경에서 맹출하는 영구치들도 쉽게 조화되며 제기능을 충실하게 이행할 것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비싼 쵸코렛 대신 단수수라는 옥수수줄기 같은 식물의 껍질을 벗겨내고

껌씹듯 하루종일 질겅질겅 씹던 기억이 납니다그래서인지 저는 교합상태가 비교적 좋은 편입니다.


  1 밀리미터는 1000 마이크론입니다.
교합을 이야기할 때 사용되는 거리단위는 밀리미터가 아닌 마이크론(micron)입니다.
세균을 현미경으로 보아야 보이듯이 교합도 작은 측정치로 재어보아야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머리카락은 무려 25 microns이나 된답니다.

혹시 은박지를 깨물은 경험이 있으신지요?
은박지는 아주 얇지만 눈도 없고 귀도 없는 치아는 은박지가 붙은 것을 알아냅니다.

그렇다고 은박지가 치아에 붙은 채로 음식물을 씹을 수 있을까요?
씹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힘든 걸 참고 계속 씹다가는 치아나 잇몸이나 치주인대 그리고 치조골 같은
치아 주위조직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임상가를 위한 교합학

안녕하십니까? 치과의사 홍성우입니다.
오늘날 의학은 눈부시게 발전되어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 유전자를 이용한 치료와 같은 첨단 시술이 행해지고 또한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불과 150년 전만해도 병원은 사람이 살아나가는 곳이 아니라 죽어나가는 곳으로 인식되던 시기였으며 의학은 그야말로 암울했습니다. 그러던 중 레이벤후크에 의해 현미경이 발명되면서 세균의 정체가 드러났고, 파스퇴르와 코흐 같은 과학자의 노력으로 수많은 사람들은 죽음의 문턱에서 생명을 건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치과질환인 충치 그리고 풍치 역시 교합과 관련지어 발생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며 교합을 이해함으로써 이런 질환들도 보다 효과적으로 치료가 가능해질 수 있는데, 이런 재미난(?) 치과이야기들을 치과의사가 아닌 분들이 쉽게 이해하시고, 아울러 이런 이야기들이 좋은 치료를 위한 눈과 귀가 되어드리기를 희망하면서 두 권의 책을 2012 년, 2014 년에 출간했으며, 2023 년 11 월에 개정판을 출간했습니다.


임상가를 위한 교합학
Vol 1


임상가를 위한 교합학
Vol 2


홍성우의 임상가를
위한 교합학-개정판


잘 닦는데 왜 썩어요?

왜 혼자만 치아가 잘 썩을까요? 치료받은 치아가 또 썩는다면 정말 안닦아서 그럴까요? 재미있는 사실은 치과의사들도 충치가 있답니다.
남들은 찬물을 잘 마시는데 왜 혼자만 치아가 시릴까요? 그리고 신경치료를 해서 아예 시린 통증을 못느끼게 하는 치료가 정말 좋은 치료일까요?
왜 음식물이 혼자만 잘 낄까요? 치과에서는 인공치를 하라거나 두 개를 붙혀서 아예 끼지 않도록 하라는데 그게 맞는 치료일까요?
치과에서 교정을 하라면서 치아들을 뽑으라는데 정말 뽑지 않고서는 교정치료가 불가능할까요?
매스컴의 발달과 더불어 현대인들은 많은 의료광고를 접하게 되는데 이런 정보의 홍수 속에서 좋은 정보를 가려내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여기 알기 쉬운 치과상식 그리고 꼭 알아야 할 치과상식을 소개드리며, 좋은 치료 그리고 꼭 합당한 치료를 받으시길 소망해봅니다.


잘 닦는데 왜 썩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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