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선생의 사는 이야기

홍선생의 사는 이야기

치과의사라는 한 배를 탄 여러분께

2001.09.23 10:57

이닥터 조회 수:10688 추천:23

치과의사라는 한 배를 탄 여러분께
어느날 오후 치과문이 벌컥 열리면서, 덩치가 큰 젊은이들 몇이 들어왔습니다.
한명은 옷에 여기저기 피가 묻어있고, 입을 수건으로 막고 있었습니다.
젊은이들은 접수대로 가더니 응급환자가 있는데 치과의사가 어디 있느냐며
소리를 질렀습니다.

조용하던 실내가 갑자기 어수선해지며, 대기실에서 기다리던 다른 환자분이
당황해 하시는 눈치였습니다.

같이 온 젊은이는 핸드폰으로 언성을 높혀 이야기를 하고, 다른 젊은이 둘은
진단서를 끊자느니, 가해자를 감옥에 보내야 하느니 하면서 소리소리를
질렀습니다.

다친 젊은이는 화장지를 달래서 피를 닦아내며 빨리 치료해달라고
성화였습니다. 접수대를 지키던 위생사도 험악한 분위기에 놀라 어쩔 줄
몰라 했습니다.

잠시 후, 진료실에서 치료를 끝낸 치과의사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미 기다리던 다른 분께 양해를 구하고 다친 젊은이를 진료실로
안내했습니다.

피묻은 얼굴을 정성껏 닦아내고, 입주위를 소독한 후에 다친 부위를
치료했습니다. 치료하는 동안 뒤에서는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이
계속 떠들어댔습니다.

치료를 마치고 치과의사는 다친 젊은이에게 처음으로 말을 꺼냈습니다.
"엄마도 이 일을 알고 계세요? 엄마한테 혼나겠네. 앞니가 빠져서."
엄마라는 말에 다친 젊은이는 흘낏 치과의사를 쳐다보았습니다.

그리고 잠시 멍한 체 허공을 응시하더니, 매섭던 눈빛이 변하고 얼굴의
경직된 근육이 풀리며 다른 사람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뒤에서 떠들던 다른 젊은이들도 치과의사가 하는 말을 듣고 갑자기
조용해지며 원래 진료실분위기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다친 친구네 집에 전화를 해야할 일에 대해 서로 의논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걱정스러워서서로 전화를 미루는 눈치였습니다.

치과의사는 다친 젊은이에게 발치후 주의사항을 일러주고, 얼음주머니를
주면서 한시간동안 앉아서 지혈이 확인되기를 기다렸다가 돌아가라고
했습니다.

환자는 대기실에서 공손히 앉아서 텔레비젼을 바라보았습니다. 하지만
가끔 고개를 떨구는 것으로 봐서 뭔가 생각하고 있는 눈치였습니다.
친구들은 밖으로 나갔는지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이를 뽑았던 젊은이는 어머니와 함께 치과를 찾았고, 치과의사는
환자어머니에게 그 동안 치료한 내용과 앞으로 치료할 내용을 설명했습니다.

나중에 보철치료를 받으러 그 젊은이가 다시 왔습니다.
얼굴에 미소를 띄고 있었고, 손에는 음료수 한 상자가 들려있었습니다.
한달 남짓동안 많이 성숙해져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이상은 소설입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소설이라고만은 생각치 않으실 겁니다.
왜냐하면 누구나 한번쯤 경험할 수 있고, 이미 경험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치과의사는 사회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 사회에 첫발을 내딛게 됩니다.
금융관계는 물론이고 대인관계가 부족한 경우도 많습니다.

공부에 시간을 뺏겨 연애다운 연애도 제대로 못해보고 졸업하기도 합니다.
부부치과가 늘어나는 것으로 우리네 현실을 대변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부부치과의사분들께서 결혼을 잘못하셨다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치과의사는, 물론 다른 의사분들도 그렇시겠지만, 결코 쉬운 직업이 아닙니다.
하루종일 쪼그리고 앉아서 작은 입속에 입보다 작은 치아에 치아보다 작은
구멍과 씨름하고, 코를 찌르는 악취, 그리고 치과약품냄새를 맡으며,
자극적인 붉은 피를 보며, 또한 행여 손이라도 찔릴까, 눈에 이물질이
튀지나 않을까 걱정을 하며 살아갑니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환자, 반말을 해대는 환자, 치료비를 깎으려는 환자,
자기 마음대로 치료를 받으려는 환자, 돌팔이에게 가겠다고 으름짱을 놓는
환자와 씨름하며 살아갑니다.

전생에 죄를 얼마나 지었으면 내가 치과의사가 되었나하고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이런 와중에서도 치과의사라는 직업이 가장 싫어질 때는 내가 과연
치과의사가 맞나하고 스스로 자문할 때입니다.

살다보면 몇 차례 슬럼프가 찾아옵니다. 저도 서너번 찾아왔었고, 최근에도
있었습니다.
조물주께서 만드신 창조물을 사람의 힘으로 고친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지
깨닫게 되고 또한 우리가 알고 있는 학문이 얼마나 작은 것이며, 알아야할
학문의 벽이 얼마나 높은 지를 깨닫게 됩니다.

가장 행복한 사람은 자기 직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치과의사는 자기 직업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끝없는 정진이
필요합니다.왜냐하면 그야말로 오묘한 사람의 몸을 다루는 직업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를 알면 하나밖에 해줄 수 없지만, 열을 알면 열만큼 해줄 수 있습니다.
이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마음만 앞서서도 안됩니다. 손이 마음먹은대로 움직이도록 노력합시다.
이는 우리가 항상 느끼고 있는 사실입니다.

지금에 만족하지 맙시다. 대신 항상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에 만족합시다.

그리고 넉넉한 마음을 갖고 또한 후배들을 보살펴줍시다.
후배들은 우리와 한 배를 탄 사람들이며, 앞으로 우리를 대신할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이렇게 있는 이유또한 우리가 후배였을 때 우리를 위해
수고한 선배분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합시다.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사실은, 치과의사인 우리가 치과의사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항상 동료애를 잊지 맙시다.

그리고 환자를 내 가족으로 생각합시다.
참으로 이상한 것은, 이 환자가 내 가족이다라고 생각하면 진료할 때 편안한
기분을 느끼게 되고 진료내용도 더 충실해진다는 사실입니다.

임상가를 위한 교합학

안녕하십니까? 치과의사 홍성우입니다.
오늘날 의학은 눈부시게 발전되어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 유전자를 이용한 치료와 같은 첨단 시술이 행해지고 또한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불과 150년 전만해도 병원은 사람이 살아나가는 곳이 아니라 죽어나가는 곳으로 인식되던 시기였으며 의학은 그야말로 암울했습니다. 그러던 중 레이벤후크에 의해 현미경이 발명되면서 세균의 정체가 드러났고, 파스퇴르와 코흐 같은 과학자의 노력으로 수많은 사람들은 죽음의 문턱에서 생명을 건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치과질환인 충치 그리고 풍치 역시 교합과 관련지어 발생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며 교합을 이해함으로써 이런 질환들도 보다 효과적으로 치료가 가능해질 수 있는데, 이런 재미난(?) 치과이야기들을 치과의사가 아닌 분들이 쉽게 이해하시고, 아울러 이런 이야기들이 좋은 치료를 위한 눈과 귀가 되어드리기를 희망하면서 두 권의 책을 2012 년, 2014 년에 출간했으며, 2023 년 11 월에 개정판을 출간했습니다.


임상가를 위한 교합학
Vol 1


임상가를 위한 교합학
Vol 2


홍성우의 임상가를
위한 교합학-개정판


잘 닦는데 왜 썩어요?

왜 혼자만 치아가 잘 썩을까요? 치료받은 치아가 또 썩는다면 정말 안닦아서 그럴까요? 재미있는 사실은 치과의사들도 충치가 있답니다.
남들은 찬물을 잘 마시는데 왜 혼자만 치아가 시릴까요? 그리고 신경치료를 해서 아예 시린 통증을 못느끼게 하는 치료가 정말 좋은 치료일까요?
왜 음식물이 혼자만 잘 낄까요? 치과에서는 인공치를 하라거나 두 개를 붙혀서 아예 끼지 않도록 하라는데 그게 맞는 치료일까요?
치과에서 교정을 하라면서 치아들을 뽑으라는데 정말 뽑지 않고서는 교정치료가 불가능할까요?
매스컴의 발달과 더불어 현대인들은 많은 의료광고를 접하게 되는데 이런 정보의 홍수 속에서 좋은 정보를 가려내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여기 알기 쉬운 치과상식 그리고 꼭 알아야 할 치과상식을 소개드리며, 좋은 치료 그리고 꼭 합당한 치료를 받으시길 소망해봅니다.


잘 닦는데 왜 썩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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