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선생의 사는 이야기

홍선생의 사는 이야기

얼굴은 하나, 다리는 둘... 그럼 치아는?

2001.09.23 11:09

이닥터 조회 수:10429 추천:36

우리 큰 아들놈은 열 세살이다.
그 또래가 다 그렇겠지만, 한시라도 한 눈을 팔았다 하면 일난다.
여덟 살이 되던 해까지 얼굴을 세 번을 다치고, 꿰맨 바늘 수만해도 총
열 여덟바늘이다.그 당시는 집사람이나 나나 하도 기가 막혀 얼른 현실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멍하니 넋이 나갔다 오곤 했다.
내가 국민학교 2학년 봄방학때 노트를 사러 갔다 오면서 길거리에서 만화책
을  보면서 오다가 그만 자전거와 부딪혔다. 다리가 부러져서 자전거 뒤에
실려 집에 오니까 아버지가 말씀을 잊고 멍하니 서 계시던게 기억난다.
그리고 그 뒤로 나는 약 사십일간 다리에 깁스를 하고 엎혀서  학교에 갔다.

얼굴은 하나라서 너 나 할 것없이 소중히 간직하고  다듬는다.
그냥 두어도 될 것을 때로 엄청난 투자를 하면서까지 뜯어 고친다.

다리는 두 개다.
다리 하나만 불편해도 장애인 취급을 당한다.
하나가 없으면 의족이나 휠췌어 신세를 져야 한다.
한발로 뛰며 다니는 사람은 못 보았다.

치아의 갯수는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또 한 개 정도 없는 것은 예사로 알기 일쑤다.
나머지 치아가 많기 때문에 걱정을 안한다.
치아 한 두 개 없다고 장애자로 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구강내에 있는 모든 치아들은 서로 서로 상관이 있으면서 서로
협력하는 관계이다. 시계의 부속처럼 한 개가 없어지면 문제가 발생한다.
더 큰 문제는 아주 천천히 환자 모르게 발생된다는 점이다.
즉 환자가 자기의 입속에 문제발생을 눈치챌  때는 이미 다 틀려버린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이들 치아(갈게 될 치아이며 젖니, 혹은 유치라고 한다.)는 나중에 날
  영구치와 관련된다. 유치를 소홀히 할 경우 턱이 비정상적으로 발달하게
되며, 또한 음식물을 제대로 씹지 못해 영양부족현상이 생기게 되며, 발음
하는데 지장을 주고, 성격형성에도 지장을 준다.

영구치가 나게 될 자리에 있는 유치는 그  영구치가 거의 올라올 때 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되는데 일찍 썩어서 뿌리만 남거나 빨리 빠져  버리면
그 뒤에 여섯 살때 올라오는  영구치가 앞으로 기울게 되어 10살, 11살에
올라올 영구치 자리를 차지해 버린다.
이로 인해 치열이 엉망이 되고 치아들은 제 기능을 상실하거나 무리한 힘이
치아에 가해져서 영구치는 오래가지 못하고 썩게 된다.

치과의사는 젖니 하나 썩은 것을 보고 마치 얼굴이나 다리가 다친 것처럼
마음이 착잡하다. 앞으로 벌어지게 될 일들이 눈에 선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나 당사자의 보호자는 태연할 때가 많다.
안타까운 순간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생긴다.

얼마전 다른 치과에서 어금니를 때운 후에 상태가 좋지 않아서 찾아온 환자가  있었다.
치아와 치아사이가 닿는 쪽, 옆구리가  썩어서 아말감으로 때운 상태였는데,
잇몸이  붓고 치아가 시다고 호소를 하였다.
환자분에게 다시 하시라고 권했더니 왜 치과마다 다르게 말하는 지
모르겠다고 원망을 하셨다.

치아는 돌과 같이 단단하다.
또한 당구공과 당구공이 서로 붙어있는 상태와 같이 서로 옆구리를 맞대고
붙어있다.

당구공 한 개가 옆이 깨져서 때워야 할 때는 다른 당구공을 치워야 제대로
작업을 하여 둥그렇게 만들 수 있고 다시 당구다이 위를 제대로 구를 수
  있다.

옆의 당구공을 치우지 않고 둥그렇게  때운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시간도 엄청나게 소요될 뿐만 아니라 때운 재료는 반죽된 상태로 때운 후
굳힌 것이기 때문에  설령 압축강도가 뛰어나다고 할 지라도 인장력이
약해서 잘 부러지는 성질을 갖고 있다.

내가 치과의사가 된 후로 어금니 사이가 썩었을 때 아말감으로 때운 적이
딱 한번 있었다. 내가 보건소에 근무하고 있을 때 나와 가장 친한 치과의사가
환자가 되어  치료를 받는데 아말감으로 치료를 해달라고 고집하였다.
학교에서 배운대로 치료를  해 주었는데 약 한시간 반이 소요되었다.

이 글을 작성하면서 전화로 물었더니 아직도 사용을 하지만 상당히 조심한다
  고 했다. 설령 사용하다가 깨져도 이 친구는 내게 뭐라고 안 할 것이다.
  왜냐면 깨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치과의사 여러분.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자.
지금 당신은 제대로 아말감치료를 하고 있는가?
엄청난 시간투자를 하고 치료비로는 재료비외에 약간의 치료비를 받으며
  만족하고 있는가 아니면 시간이 아까워서 대충 치료를 끝내고 있는가?

교과서대로 치료한 후 재료가 가진 취약성으로  인해 깨진 경우, 환자가
의사를 원망한다면 치과의사 당사자는 뭐라고 환자에게 말해줄 것인가?
치과의사인 당사자가 잘못 치료해서 깨졌다고 하겠는가 아니면 원래 잘
깨진다고 말하겠는가? 아니면 싼게 다 그렇다고 할 것인가?

다리뼈가 부러져서 핀을 박을 경우에 잘 부러지는 재료로 된 핀을
  사용하겠는가? 다리는 두 개 뿐이라서 환자나 의사 모두 좋은 재료를
  사용할 것이다.

치아는 많기 때문에 이런 위험이 도사린 재료를 사용해도 좋은가?
치아 한 개의 중요성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치과의사는 어떻게 해서라도
  환자를 교육시켜서 좋은 재료로 치료받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다.

환자가 밀렸다고 해서, 치료해 보았자 치료비로 몇푼  못받는다고 해서
대충 치료하는 의사는 의사가 아니다. 치료에 대충이 어디 있는가?
치아는 죽고 사는 일인데 말이다.

치과의사들과 이런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치과의사들의 말은, 환자가 해달라는데 해 주어야 한다고 했다.
또한 한달 후에 다시 치료해도 보험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일년 사용하면 잘 사용한게 아니냐고 했다.

우리네 치과현실이 이것이었던가?
치과의사가 치아의 중요성에 대해 법석을 떨면 환자는 열에 하나 정도
호응을 한다.

치과의사가 치아 하나정도야 하고 생각한다면 환자는 어떠하겠는가?

임상가를 위한 교합학

안녕하십니까? 치과의사 홍성우입니다.
오늘날 의학은 눈부시게 발전되어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 유전자를 이용한 치료와 같은 첨단 시술이 행해지고 또한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불과 150년 전만해도 병원은 사람이 살아나가는 곳이 아니라 죽어나가는 곳으로 인식되던 시기였으며 의학은 그야말로 암울했습니다. 그러던 중 레이벤후크에 의해 현미경이 발명되면서 세균의 정체가 드러났고, 파스퇴르와 코흐 같은 과학자의 노력으로 수많은 사람들은 죽음의 문턱에서 생명을 건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치과질환인 충치 그리고 풍치 역시 교합과 관련지어 발생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며 교합을 이해함으로써 이런 질환들도 보다 효과적으로 치료가 가능해질 수 있는데, 이런 재미난(?) 치과이야기들을 치과의사가 아닌 분들이 쉽게 이해하시고, 아울러 이런 이야기들이 좋은 치료를 위한 눈과 귀가 되어드리기를 희망하면서 두 권의 책을 2012 년, 2014 년에 출간했으며, 2023 년 11 월에 개정판을 출간했습니다.


임상가를 위한 교합학
Vol 1


임상가를 위한 교합학
Vol 2


홍성우의 임상가를
위한 교합학-개정판


잘 닦는데 왜 썩어요?

왜 혼자만 치아가 잘 썩을까요? 치료받은 치아가 또 썩는다면 정말 안닦아서 그럴까요? 재미있는 사실은 치과의사들도 충치가 있답니다.
남들은 찬물을 잘 마시는데 왜 혼자만 치아가 시릴까요? 그리고 신경치료를 해서 아예 시린 통증을 못느끼게 하는 치료가 정말 좋은 치료일까요?
왜 음식물이 혼자만 잘 낄까요? 치과에서는 인공치를 하라거나 두 개를 붙혀서 아예 끼지 않도록 하라는데 그게 맞는 치료일까요?
치과에서 교정을 하라면서 치아들을 뽑으라는데 정말 뽑지 않고서는 교정치료가 불가능할까요?
매스컴의 발달과 더불어 현대인들은 많은 의료광고를 접하게 되는데 이런 정보의 홍수 속에서 좋은 정보를 가려내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여기 알기 쉬운 치과상식 그리고 꼭 알아야 할 치과상식을 소개드리며, 좋은 치료 그리고 꼭 합당한 치료를 받으시길 소망해봅니다.


잘 닦는데 왜 썩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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