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선생의 사는 이야기

홍선생의 사는 이야기

아, 옛날이여 - 겨드랑이 냄새

2004.09.25 16:22

홍성우 조회 수:13234 추천:68

십 삼사년전인가 치과의사 셋이서 싱가폴 치과전시회를 갔다가 태국을 들러 오던 참이었다.
나와 다른 두 치과의사들은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비행기는 완행비행기답게 여러 인종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내 좌석만 두 친구들과 따로 떨어져 있어서, 난 비행기안으로 걸어가면서
혹시나 내 옆에 아리따운 여인이 앉아있지는 않을까하는 기대를 해 보았다.

점점 비행기 뒤로 걸어들어가면서 내 좌석에 가까워졌다.
머리에 모자비슷한 것을 쓴 시커먼 사람들이 보이나 싶더니 그런 차림의
모습의 사람들로 뒷자리가 점령되어 있었다.

우리나라만 단체관광객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어느나라 사람들인 지는 잘 정확히 모르겠지만 여자가 한 명도 안보였다.

두 친구는 창가에 둘이 오붓하게 앉게 되고, 내 자리는 그 사람들 속에
들어박혀서 날 기다리고 있었다.

앞쪽 통로건너 창쪽에 사이좋게 않은 친구들이 날 보고 씩 웃었다.
나도 씩 웃어 주었다.그러나 웃음도 잠시.

난 갑자기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냄새였다. 공포의 겨드랑이 냄새!

한국에서도 몇 번 맡아본 적이 있다.
치과를 찾는 분들 중에서 어쩌다가 이 냄새를 풍기는 경우 아주 고역이었다.
그 때는 진료를 하다보니 할 수 없이 냄새를 맡았다.
하지만 마스크도 하고 있었고, 냄새를 빨아들이는 기계도 있었다.

이번은 상황이 좀 달랐다.
한국사람 것과는 상대가 안되었으며 한두사람의 냄새가 아닌 것 같았다.
또한 한국까지는 네 다섯 시간을 가야했다.

비행기가 뜨기 시작하면서 난 거의 내 정신이 아니었다.
단전호흡을 하는 사람처럼 숨을 끊어서 들이쉬다보니 얼굴이 벌개졌고,
머리가 어지러웠다.

안전벨트 사인이 꺼지자 마자 난 벌떡 일어나서 얼른 앞뒤좌우를 살폈다.
어디 빈자리가 하나라도 있어라.
나르는 비행기안에서 정신이 금방이라도 날아갈 것 같았다.

다행히도 내 자리에서 네 칸 앞으로 창쪽에 어떤 아줌마가 혼자 앉아 있었다.
세명이 앉는 자리였는데, 아줌마는 가운데 앉아계시고 통로쪽에는 핸드백을
올려놓고 있었다.

한국아줌마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얼굴을 보니 아닌 것 같았다.
짧은 영어실력으로 핸드백이 놓인 이 자리에 앉고 싶다고 했다.
쉽게 그렇게 하라는 대답을 들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아줌마는 얼른 핸드백에 손을 올려놓으며, 경계의 눈빛을 보냈다.
영어를 하나도 못알아듣는 중국 아줌마였다.
난 좌석을 가리키는데 아줌마는 핸드백을 가르키는 줄로 알았나보다.

그리고 중국아줌마는 유창한 중국말로 뭐라뭐라하는데, 왜 자기 자리를
놔두고 여기에 앉으려고 하느냐고 말하는 것 같았다.
손으로 뒤를 자꾸 가리키며 말하는 것이 틀림없이 그러했다.

사람들이 하나둘 나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도움이 전혀 안되는 두 친구녀석들도 왜 저럴까하며 날 보고 있었고,
내 옆자리의 겨드랑이 냄새를 풍기는 시커먼 아저씨도 왜 저 녀석이 자기
자리를 놔두고 저기에서 저럴까하고 의아한 눈으로 보고 있었다.

이대로 다시 돌아갈 순 없었다.
뒤로 다시 돌아가느니 차라리 서서 가는게 났다고 생각하며 고민을 하던 중에,
머리속에 뭔가 반짝하는 게 있었다. 그래! 바로 그거다!

난 펜을 꺼내어 중국아줌마가 보고 있는 한자로만 된 신문의 공백에
뼈다귀 한개를 그렸다. 그리고 뼈 위에 김이 나는 것 같이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코를 움켜쥐는 시늉을 하며 다시 내 겨드랑이를 손으로 가르키고,
시커먼 아저씨가 눈치못채게 조심스럽게 엄지손가락으로 뒤좌석을 가리켰다.

아줌마는 금방 알아차리고 입부터 웃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입을 막고 웃었다.
그리고 얼른 핸드백을 치우고 자기 옆자리에 앉으라며 좌석을 손으로 토닥거렸다.
아! 냄새로 부터 해방감!

너무너무 고마워서 난 내가 제일 잘아는 한자인 내 이름을 써서 보여 주었다.
그러자 아줌마는 내가 한자는 잘 아는 줄 아셨나보다.
유창한 중국말만큼이나 한자를 잘도 쓰시는데, 겨드랑이 냄새를 없애는
처방을 종이에 죽 써내려갔다.(지금은 어디로 가고 없다.)

아줌마가 홍콩에 내릴 때까지 우리는 한자로 이야기를 하며 갔다.
물론 난 내 이름소개하는 것으로 그쳤지만...

임상가를 위한 교합학

안녕하십니까? 치과의사 홍성우입니다.
오늘날 의학은 눈부시게 발전되어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 유전자를 이용한 치료와 같은 첨단 시술이 행해지고 또한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불과 150년 전만해도 병원은 사람이 살아나가는 곳이 아니라 죽어나가는 곳으로 인식되던 시기였으며 의학은 그야말로 암울했습니다. 그러던 중 레이벤후크에 의해 현미경이 발명되면서 세균의 정체가 드러났고, 파스퇴르와 코흐 같은 과학자의 노력으로 수많은 사람들은 죽음의 문턱에서 생명을 건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치과질환인 충치 그리고 풍치 역시 교합과 관련지어 발생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며 교합을 이해함으로써 이런 질환들도 보다 효과적으로 치료가 가능해질 수 있는데, 이런 재미난(?) 치과이야기들을 치과의사가 아닌 분들이 쉽게 이해하시고, 아울러 이런 이야기들이 좋은 치료를 위한 눈과 귀가 되어드리기를 희망하면서 두 권의 책을 2012 년, 2014 년에 출간했으며, 2023 년 11 월에 개정판을 출간했습니다.


임상가를 위한 교합학
Vol 1


임상가를 위한 교합학
Vol 2


홍성우의 임상가를
위한 교합학-개정판


잘 닦는데 왜 썩어요?

왜 혼자만 치아가 잘 썩을까요? 치료받은 치아가 또 썩는다면 정말 안닦아서 그럴까요? 재미있는 사실은 치과의사들도 충치가 있답니다.
남들은 찬물을 잘 마시는데 왜 혼자만 치아가 시릴까요? 그리고 신경치료를 해서 아예 시린 통증을 못느끼게 하는 치료가 정말 좋은 치료일까요?
왜 음식물이 혼자만 잘 낄까요? 치과에서는 인공치를 하라거나 두 개를 붙혀서 아예 끼지 않도록 하라는데 그게 맞는 치료일까요?
치과에서 교정을 하라면서 치아들을 뽑으라는데 정말 뽑지 않고서는 교정치료가 불가능할까요?
매스컴의 발달과 더불어 현대인들은 많은 의료광고를 접하게 되는데 이런 정보의 홍수 속에서 좋은 정보를 가려내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여기 알기 쉬운 치과상식 그리고 꼭 알아야 할 치과상식을 소개드리며, 좋은 치료 그리고 꼭 합당한 치료를 받으시길 소망해봅니다.


잘 닦는데 왜 썩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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