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선생의 사는 이야기

홍선생의 사는 이야기

아, 옛날이여! - 치과의사와 광고

2004.07.23 11:23

홍성우 조회 수:13566 추천:75

치과의사인 아버지를 모시고 같이 근무하던 시절, 치과건물을 지나가는 사람이 하는 말을 우연히
들었습니다. " 어? 여기도 치과가 있네?"

당시 치과는 그 자리에서만 약 30년째 버티고 있었으며,이 지역에서만 40년 넘게 간판을 걸고
있었고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도 치과건물앞에는 45년 역사를 지닌 나무현판이 걸려있습니다.

지나가는 그 사람 말이 의아하여 건물을 바라보니, 치과라고 알릴 만한 것은 조그마한 돌출간판
하나뿐이었으며, 그 간판도 달은 지가 오래되어 빛이 바래 퇴색되어 있었습니다.

'그래, 이참에 간판하나 커다랗게 그리고 밤에도 잘 보이도록 하나 달자'라고 생각하며 아버님께
내 생각을 말씀드렸더니, '간판보고 사람오는 것이 아니다.'라시며 일언지하에 거절당했습니다.

4년전 아버님이 일손을 놓으시고 얼마 안되어 밤에 길을 밝힌다는 구실로 작은 간판 하나를 달았는데,
역정을 내실 줄 알았던 아버님이 아무 말씀을 안하셔서 한시름 놓은 적이 있습니다.



세상이 변하지만 의료계는 보다 약진하여 의료서비스를 마케팅화하고 환자를 고객이라고 부르는 시대가
되었고, 이에 걸맞추어 학술적인 세미나 이외에 병원관리 고객관리를 위한 세미나도 열리고 있습니다.

치과인테리어도 너무나도 세련되어 병원이 아닌 다른 곳에 온 것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는가하면, 장비와
시술내용도 보다 첨단화되어 환자분은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보다 나은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요즘 개업하는 치과에 가보면 치과의자에 영상장비를 갖춘 것은 물론 디지털파노라마를 갖춘 곳도
눈에 띄며 레이저장비 그리고 임플란트시술장비까지 갖춘 곳도 있습니다.

개업하는데 필요한 돈을 얼추 계산하자면 치과의사인 제가 생각해도 엄청난 금액이 필요하며,
여기에 집세까지 계산한다면 갚을 일이 막막할 지경입니다.

그래서 생존전략차원에서 요즘 개업하는 어떤 치과는 고객확보를 위해 가능한 대중매체를 총동원하며,
심지어 의료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자기를 알리려는 실로 애절한 광고전략을 구상하고 실천합니다.



예전(막연하게 예전이라고 해서 죄송합니다)에는 개업할 때 먼저 그곳에 계신 치과의사분들을 찾아가서
인사드렸으며, 그분들의 진료철학 그리고 인생관 심지어 처세술강론을 듣기도 했습니다.

조그만 지역사회에서 선배치과의사는 후배치과의사에게 짐이 되지 않고 모범이 되기 위해 그리고
후배치과의사는 선배치과의사에게 폐가 되지 않고 희망이 되기 위해 노력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어느 회원이 몸이 불편하면 서로 걱정해주었고, 치과위생사를 구한다면 같이 구해주었으며,
좋은 일에 같이 기뻐해주고 슬픈 일에 같이 슬퍼해주던 그때가 생각납니다.

치과의사회에도 많은 회원들이 참석했었으며, 원로회원은 훈시겸 젊은 치과의사들을 위해 말씀을
아끼지 않으셨고 젊은 치과의사들은 그런 분들의 말씀을 경청하며 각오를 새로이 하기도 했습니다.

그랬던 것이 점차 치과의사수가 많아지면서 사회가 각박해지면서 그리고 정서가 이상스레 변하면서
전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주위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요즘 치과신문이나 잡지를 보면 모두 임플란트일색입니다.
임플란트가 없었을 때의 치과는 뭘했을까요? 임플란트를 안하면 굶어죽을 판입니다.

심지어 심미에 총력을 기울이는 치과도 있습니다.
남들이 보기엔 이쁜데 정작 환자분은 무척이나 불편해하는 경우를 본 적이 있습니다.

레이저에 올인을 하는 치과도 있습니다.
레이저로써 레진치료받았다는 환자분의 시커멓게 타버린 치아를 본 적이 있습니다.

저는 이런 일들이 꼭 치과의사 잘못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먹잘 것이 없으면 치과의사가 되겠습니까? 그 좋은 머리로 다른 것을 할 것입니다.

어느 치과의사는 너무나도 현명한 나머지 치과의사를 관두고 음식장사를 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음식장사도 쉽지많은 않다는 생각에 지금은 어떠신지 이참에 안부를 여쭙니다.



어제 치과의사회 총무이사가 나에게 대한치과의사협회에서 만든 의료광고지침서를 한권 주었습니다.
예전같으면 전혀 필요치 않은 책인데 지금은 회장을 맡고 있는 제게 꼭 필요한 책이 되었습니다.

이 책으로 개업하는 치과의사들을 협박(?)하게 될 내 처지가 몹시도 한스러우며,
이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치과계를 치과의사의 한 사람으로서 심히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거듭나야 될 때라고 생각합니다.
웰빙이라는 말이 생활속으로 젖어드는 이때 정말 진료에도 웰빙이 필요합니다.

진료의 웰빙이란 그야말로 부풀려진 진료가 아닌 꼭 필요한 진료라고 생각하며,
이런 진료행위만으로도 치과의사는 나름대로의 정당한 품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만일 개선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는 생존전략으로 치과계는 바람직스럽지 못한 쪽으로 흘러갈 것이며,
결국 치과계는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힘들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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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가를 위한 교합학

안녕하십니까? 치과의사 홍성우입니다.
오늘날 의학은 눈부시게 발전되어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 유전자를 이용한 치료와 같은 첨단 시술이 행해지고 또한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불과 150년 전만해도 병원은 사람이 살아나가는 곳이 아니라 죽어나가는 곳으로 인식되던 시기였으며 의학은 그야말로 암울했습니다. 그러던 중 레이벤후크에 의해 현미경이 발명되면서 세균의 정체가 드러났고, 파스퇴르와 코흐 같은 과학자의 노력으로 수많은 사람들은 죽음의 문턱에서 생명을 건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치과질환인 충치 그리고 풍치 역시 교합과 관련지어 발생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며 교합을 이해함으로써 이런 질환들도 보다 효과적으로 치료가 가능해질 수 있는데, 이런 재미난(?) 치과이야기들을 치과의사가 아닌 분들이 쉽게 이해하시고, 아울러 이런 이야기들이 좋은 치료를 위한 눈과 귀가 되어드리기를 희망하면서 두 권의 책을 2012 년, 2014 년에 출간했으며, 2023 년 11 월에 개정판을 출간했습니다.


임상가를 위한 교합학
Vol 1


임상가를 위한 교합학
Vol 2


홍성우의 임상가를
위한 교합학-개정판


잘 닦는데 왜 썩어요?

왜 혼자만 치아가 잘 썩을까요? 치료받은 치아가 또 썩는다면 정말 안닦아서 그럴까요? 재미있는 사실은 치과의사들도 충치가 있답니다.
남들은 찬물을 잘 마시는데 왜 혼자만 치아가 시릴까요? 그리고 신경치료를 해서 아예 시린 통증을 못느끼게 하는 치료가 정말 좋은 치료일까요?
왜 음식물이 혼자만 잘 낄까요? 치과에서는 인공치를 하라거나 두 개를 붙혀서 아예 끼지 않도록 하라는데 그게 맞는 치료일까요?
치과에서 교정을 하라면서 치아들을 뽑으라는데 정말 뽑지 않고서는 교정치료가 불가능할까요?
매스컴의 발달과 더불어 현대인들은 많은 의료광고를 접하게 되는데 이런 정보의 홍수 속에서 좋은 정보를 가려내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여기 알기 쉬운 치과상식 그리고 꼭 알아야 할 치과상식을 소개드리며, 좋은 치료 그리고 꼭 합당한 치료를 받으시길 소망해봅니다.


잘 닦는데 왜 썩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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