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선생의 사는 이야기

홍선생의 사는 이야기

어젠 환상적인 날이었습니다

2001.10.31 12:09

이닥터 조회 수:9009 추천:17

92년 7월부터 페이닥터로 근무하기 시작했습니다.
근무지는 익산의 작은 치과였으며 원장님은 아버님이셨습니다.

익산에 내려오자마자 아는 후배를 중심으로 결성된 스터디그룹에서,
저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교합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선생님들이 교합을 이해하게 되면서 열심히 교합조정을 하게 되고
치료에 자신이 생기면서 다들 기뻐했습니다.

그때 배우셨던 선생님들은 지금 각지에서 열심히 활동중이시며
저보다도 환자분이 더 많고 돈도 더 잘 버신답니다.

아버님은 교합조정을 이해하지 못하셨습니다.
따라서 멀쩡한 생니를 깍는다시며 항상 나무라셨습니다.

안집이 이층이어서 점심때는 위층에서 식사를 했는데,
점심때마다 어머니까지 생니깎지 마라시며 환자없는 탓으로 돌렸습니다.

아버님은 골프를 잘 치십니다.
한 때는 핸디가 3이셨습니다.

낚시도 좋아하십니다.
밤낚시를 같이 따라간 젊은 의사가 다신 안따라갈 정도였습니다.

저랑 같이 근무할 당시, 일주일에 두세번은 진료를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교합조정을 그 날로 미루어서 하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일이 터졌습니다.
허우대가 웬만한 남정네보다 큰 여자가 나보다 작은 남자를 데리고 나타난 것입니다.

그 여자분은 바로 전날 제게 교합조정을 받은 분이셨으며,
남자분은 바로 남편되시는 분이셨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손가락으로 나를 가르키면서 울기 시작했습니다.
울음소리도 허우대만큼이나 우렁차서, 치과가 쩌렁쩌렁 울렸습니다.

생니를 깍은 사람이 바로 저 사람이라며, 지금 너무너무 힘들며,
앞으로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며 울음 사이사이로 할 말을 다 했습니다.

남편은 평소 쥐어사시는 지, 응원차 오셨지만 아무 말도 못하고 서 계셨고,
전날 골프를 기분좋게 즐기고 오신 아버님도 묵묵히 환자를 보고 계셨습니다.

그냥 전에 있던 병원에서 과장님소리를 들으며 특진환자나 보면서 살 것을,
왜 여기 내려와서 이 고생을 하며 사는 지 내가 봐도 정말 한심했습니다.

아줌마는 이야기를 할 상대가 못된다고 판단하여,
남편되시는 분을 화이트보드앞에 세우고 그림을 그려가며 설명을 했습니다.

남편되시는 분은 정말 이해가 되시는 지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주신 후 부인을 데리고
나가셨고, 저는 그날 위층에 올라가지 못하고 외식을 했습니다.

그리고 6개월쯤 지나서 그 여자분이 또 오셨습니다.
전 기억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 여자분을 기억해내지 못했습니다.

그 여자분은 빙긋이 웃으시며 옛날 남편데리고 온 여자라고 자기를 소개했습니다.
저도 그제서야 기억이 나면서 왠 일이냐고 물었습니다.

옛날 그 난리를 치고 가신 뒤로 일주일이 지나니까 입속이 너무너무 편해지면서
아프던 머리까지 좋아졌다고 하시며, 오고는 싶었지만 미안해서 여태 못왔답니다.

그리고서 때울 치아가 있는데 싸게 해 달라더군요.
자기는 미안해서 못왔지만 다른 분들은 많이 여기로 보냈다는 말을 덧붙히면서...

그러나 아직 감정이 사그러있지 않았던 저로서는(지금도 째째합니다.)
전혀 깍아줄 마음이 없었으며, 그 뒤로 그 아줌마는 한동안 오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다가 어제 나타나셨습니다.
실로 3년만에...

그런데 인생은 아이러니라고 누가 그랬나요? 어제 그 아주머니 바로 옆 치과의자에는
제 아버님이 누워계셨습니다.(아버님은 2년전 치과일에서 손을 놓으셨습니다.)

전 기억력이 없습니다.
아! 없다고 위에 써놨군요... 벌써 잊었습니다.

그 아주머니를 또 잊고 있었는데,
전과 같이 그 아주머니는 또 자기 남편을 소개하며 자기를 소개했습니다.

다른 치과에서 아말감으로 때웠는데 떨어져서 다시 여기로 오셨다면서
옛날 했던 그 고해성사같은 이야기를 우렁찬 목소리로 좔좔 엮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옆에 서있던 우리 치과위생사가 빙긋이 웃더군요. 온지 2년밖에 안되어서 그 전설을
이야기로만 들었는데, 당사자가 제발로 찾아와서 고백하니 그럴 수 밖에요.

더군다나 치료를 받기 위해서 바로 옆에 치과의자에 누워계신 아버님이,
아무런 여과나 조작이 없이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를 들으신 것입니다.

할렐루야! 아마 교인이라면 이런 소리가 절로 나올 것입니다.
아버님은 그날 제게 교합조정치료를 받으셨습니다.

임상가를 위한 교합학

안녕하십니까? 치과의사 홍성우입니다.
오늘날 의학은 눈부시게 발전되어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 유전자를 이용한 치료와 같은 첨단 시술이 행해지고 또한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불과 150년 전만해도 병원은 사람이 살아나가는 곳이 아니라 죽어나가는 곳으로 인식되던 시기였으며 의학은 그야말로 암울했습니다. 그러던 중 레이벤후크에 의해 현미경이 발명되면서 세균의 정체가 드러났고, 파스퇴르와 코흐 같은 과학자의 노력으로 수많은 사람들은 죽음의 문턱에서 생명을 건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치과질환인 충치 그리고 풍치 역시 교합과 관련지어 발생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며 교합을 이해함으로써 이런 질환들도 보다 효과적으로 치료가 가능해질 수 있는데, 이런 재미난(?) 치과이야기들을 치과의사가 아닌 분들이 쉽게 이해하시고, 아울러 이런 이야기들이 좋은 치료를 위한 눈과 귀가 되어드리기를 희망하면서 두 권의 책을 2012 년, 2014 년에 출간했으며, 2023 년 11 월에 개정판을 출간했습니다.


임상가를 위한 교합학
Vol 1


임상가를 위한 교합학
Vol 2


홍성우의 임상가를
위한 교합학-개정판


잘 닦는데 왜 썩어요?

왜 혼자만 치아가 잘 썩을까요? 치료받은 치아가 또 썩는다면 정말 안닦아서 그럴까요? 재미있는 사실은 치과의사들도 충치가 있답니다.
남들은 찬물을 잘 마시는데 왜 혼자만 치아가 시릴까요? 그리고 신경치료를 해서 아예 시린 통증을 못느끼게 하는 치료가 정말 좋은 치료일까요?
왜 음식물이 혼자만 잘 낄까요? 치과에서는 인공치를 하라거나 두 개를 붙혀서 아예 끼지 않도록 하라는데 그게 맞는 치료일까요?
치과에서 교정을 하라면서 치아들을 뽑으라는데 정말 뽑지 않고서는 교정치료가 불가능할까요?
매스컴의 발달과 더불어 현대인들은 많은 의료광고를 접하게 되는데 이런 정보의 홍수 속에서 좋은 정보를 가려내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여기 알기 쉬운 치과상식 그리고 꼭 알아야 할 치과상식을 소개드리며, 좋은 치료 그리고 꼭 합당한 치료를 받으시길 소망해봅니다.


잘 닦는데 왜 썩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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