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선생의 사는 이야기

홍선생의 사는 이야기

등록자   이경석(medium95)   등록일   2004-03-04  

첨부파일    조회   95

이제 개원한지도 2년이 되어갑니다. 참 여러가지를 배운 세월입니다.

썩 내키진 않았지만 그래도 돈이 있어야 협회가 일을 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해서 얼마전 회비를 납부 했는데 오늘 구 치과의사회에서 돌리는 공문을 보니 말문이 막히더군요.



보건 복지부는 이해 당사자인 치과의사들의 동의도 묻지도 않고 이런 발표를 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국가에서 의료보험을 전적으로 관장하다보니 실제 의료 주체인 의사들의 권리가 너무나도 보잘것 없음을 느낍니다.

국민 건강 보험 공단에서 날라오는 문서들은 진료 영수증을 꼭 받아서 의료기관의 부당, 허위 청구를 막자는 내용이 꼭 들어갑니다.

단어 선택도 어쩌면 이렇게 함부로 할 수 있을지... 청구 착오로 인한 재정 누수라고 표현하면 될 것을 부당, 허위라는 말을 근 몇 년간 계속 쓰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병원에서 진료비를 내면 의사의 뱃속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하므로 의사= 도둑놈이 성립합니다.

그러나 과연 우리가 제대로 진료비를 받고 있습니까?



"내원 환자에 대한 광중합레진 및 아말감 충전 치료 빈도수 ( 1주일 기준) 조사 "



라는 제목으로 설문지가 있더군요.



치과의사 협회에선 이 것으로 반박 자료를 삼으시려고 하십니까?

제 생각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차라리 서명운동을 하셨으면 좋으셨을 것인데..



그럼 치과에서 아말감보다 레진을 많이 하고 있는 것처럼 해야 합니까?

좋은 통계가 되어서 소득 신고에 반영되겠군요.

요즘은 어떤 진료를 얼마나 하고 있고 수가는 얼마인지까지 조사하더군요.

당연히 수입이 있으면 세금을 내야 하지만 국가에선 보험 급여를 제대로 주지도 않으면서 세금은 원천적으로 그렇게 잘  걷어가는지 억울하기까지 합니다.

개인사업하는 사람치고 의사만큼 세금 잘 내는 사람들이 있을까요?

상대적인 비교를 안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의사= 도둑놈이란 등식이 만연하는 우리 나라 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살아남는 법을 잘 터득하신 분들도 계십니다만, 결국 이 땅에서 치과의사가 설 자리가 점 점 좁아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이제 더 이상 방관하긴 어렵습니다.

근본적으로 잘 못된 점을 이제는 지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회사의 고액 연봉자들은 연봉 협상을 통해 자신이 받게 될 급여의 수준을 정하고 주장합니다.

면접하러 오는 치과 위생사들도 그렇습니다.



치과의사들은 정부와 보험 공단을 상대로 제대로된 진료비를 지급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치협에서 지금껏 어떻게 해오셨길래 보건 복지부에서 광중합 GI. 광중합 복합 레진, 인레이 및 온레이까지 급여항목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발상을 하는 것인지요?



520억원의 예산이 책정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보험제정에 여력이 생겼다는 것이니 이제라도 수가를 올려줘야 하지 않느냐고 강력하게 주장은 못하실 망정 레진 및 아말감 충전치료 빈도수나 조사하고 계십니까?



아말감 수가는 적어도 7-10만원으로 올려야한다고 봅니다.

아말감 수가부터 정상화 해달라는 주장만 하셔도 520억원은 금방 소진되지 않을까요?

국민이 부담하는 부담금은 조금만 증가하게 철저하게 배려하셔야 합니다.

공보험이라는 것은 그런 데 의미가 있는 것이지 우리나라처럼 의사의 희생으로 유지되면서 생색은 정부와 보험공단이, 욕은 의사들이 다 먹는 그런 아이러니는 있어선 안될 것입니다.

환자에겐 1만원을 받더라도 공단에게선 6만원-9만원을 받을 권리가 있는 것입니다.



의료업도 경영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생계의 수단입니다.

우리나라는 아말감 충전수가가 낮기 때문에 낮은 퀄리티가 제공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의사의 양심으로 그나마 현행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수은 증기는 의사가 가장 많이 마십니다.

그러나 누구 하나 의사의 건강을 염려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른 나라 의사들이 일년 마실 것을 우리는 한 달도 안되어 다 마실지도 모릅니다.

전 금 인레이를 선호하기 때문에(- 아마 거의 대부분의 치과의사가 그럴 것입니다.)  아말감과 관련해서 별다른 문제점은 못느낍니다만 요즘 환자들은 스스로 아말감보단 금 인레이나 레진으로 해달라는 분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수은과 관련한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선생님들 중 수은을 직접 아말감 혼합기에 넣으시는 분 계십니까?

혹시 직원이 흘리기라도 하면 큰일입니다.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계속 수은증기가 나오게 됩니다.

직원이야 피곤하다며 그만둬버리면 그만입니다. (요즘은 피곤해서, 마음이 맞지 않아서 그만두는 직원들이 많더군요.) 그러나 남아 있는 치과의사와 직원들은 ...



그리고 아말감 찌꺼기가 생활 폐수와 섞여 방류되는 것도 이대로 방치해야 하는 것인지요?



아말감의 유해성 여부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이 점점 드세져가고 있습니다.

실제적으로  아말감과 관련한 수은의 유해성이 증명이 되지 않았다고 하지만  이젠  환자들이 막무가내로 아말감을 원하지 않습니다.



보건복지부에서 레진 충전의 급여화를 추진하는 이유가 짐작이 되지 않습니까?

국민들이 아말감 충전만을 급여화하는 보건복지부에 항의를 하는 것입니다.



돈이 남아돈다면 기존의 급여항목의 수가를 정상화하는데 최대한 노력해야 합니다.

지금이 오히려 기회입니다.



이번 보건복지부의 발표는 말도 안되는 것으로 논란의 여지가 없습니다.



새로운 것을 막으려고 이전의 것을 잊는 실수를 범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여력이 생기면 돈을 갚겠다던 사람이 돈 갚기는 커녕 오히려 고가의 물건을 사려고 하면, 전에 갚겠다던 돈을 갚으라고 이야기해야 그 사람이 새로운 물건을 사는 것도 막고 자신도 돈을 돌려받게 됩니다.

"내가 조사한 바로는 그 물건의 값은 당신이 예상한 것 보다  비싸니 살 수 없다."라고 말해봐야 꿔준 돈은 돌려받지 못하고 바보 취급만 당할 것입니다.



이런 것에 근시적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현행 수가수준에 대한 재 평가를 통해서 수가를 정상화하려는 노력을 한다면 자연스럽게 레진과 인레이의 급여화는 해결될 것입니다.

사실 전국민 의료보험은 고소득 선진국에서도 재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들었습니다.



의료보험 재정에 기업과 사회의 기부금을 수용하여 적자를 충당해가면서 기업에겐 절세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삼으면 좋으련만...  우리나란 세금이 먼저입니다.( 현재 휘발유 값의 75%가 세금이란 것은 알고 계시지요?  유가가 오르면 정유회사만 욕을 먹습니다. 운전자들..아무말 없이 잘도 타고 다닙니다.)

현재 피보험자들에게서 걷어들인 수입으론 전국민 의료보험 유지에 턱없이 부족할 것입니다.



그리고 광중합 GI와 복합레진의 수 많은 재료에 대해 어떻게 수가를 정할 것이며 적용하는 테크닉은 어떤 식으로 평가를 받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을 것입니다.

레진 술식의 standardization이 필요한데 그게 가능할까요?

수많은 레진 중에 어떤 레진을 써야 할까요?

답은 하나... 급여 수준에 맞는 레진.



나중에 저가형 레진이 판을 치게 됩니다.

수요가 공급을 부릅니다.

지금 대형 매장 때문에 하이 퀄리티를 가진 상품을 만나기 어려워졌습니다.

박리다매가 부른 현실입니다.

치과나 의료기관이 박리다매를 실현할 수 있을까요?

치과 규모를 키워본들 결국 치과의사와 환자와의 관계에서 이윤이 창출되어야 하니 진료비를 인하하는 것에 한계가 있고 경영을 위해선 fast & easy를 추구하게 되고 low - moderate quality material을 사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빨리만 하려고 하면 레진이 아말감보다 쉽습니다.



우리나라 공무원들 다른 나라와 비교하기 좋아합니다.

우리도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치과의사의 수와 진료 형태, 일인당 환자 수, 건당 진료비, 1일 진료 환자의 수 등을 근거로  인건비를 계산해서 수치화하여 자료를 제시하고 선생님들께도 알린다면 우리나라의 치과의사들도 직업적 정체성과 자긍심을 가지고 당당히 진료에 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말감 충전은 모든 치료의 기준이 되는 대표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아말감 충전 비용은 인레이의 1/2-1/3 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인레이 비용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지요.

현재 우리나라 인레이 비용을 15-20만원으로 잡으면 아말감은 7-10만원이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말감 수가가 정상화 된다면 아말감을 기피한다고해서 비양심적인 치과의사라는 말을 듣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는 금은방 주인이 아닙니다. 기술료를 인정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치과의사로서 개원한 것이 참으로 후회되려 합니다.

저부터 반성해야할 일이 너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생활의 안정과 보람을 위해 택한 직업이 이렇듯  많은 문제를 갖고 있는줄은 몰랐습니다.

덕분에 우리나라가 이렇게 답답한 나라라는 것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자동차 수리업을 해도 치과의사보다 낫습니다.

엔진오일만 바꿔도 2만원 받습니다. 공임만..(부가세 포함,수입차의 경우)

엔진오일에 붙이는 마진은 따로 입니다. (이게 몇 천원에서 몇 만원..)

시간은 20분정도면 되지요?

20분중 15분은 엔진 오일이 빠지는데 걸리는 시간입니다.

마취해 놓고 마취에 걸리는 시간까지 치료시간에 넣진 않겠지요.

실제 작업은 5분 정도면 끝 납니다.

세금 계산서 발행도 안합니다.



정부와 사회가 너무 의사들에게 가혹한 것은 아닌가요?



치과의사협회는 더 이상 정부에 끌려다니지 말고 치과의사의 입장을 대변하는 기관으로서, 어떻게 하는 것이 국민의 건강을 진실로 위하는 것인지  보건복지부에 한 수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치과 대학교 레진 수업에 보건복지부 관계자와 함께 참석하게 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자기가 치과분야에 대해서 전혀 몰랐다는 것을 깨달아야 치과계에 대한 바른 시각이 생길 것입니다.

전문가일수록 다른 분야의 전문가를 인정하는 법인데 우리나라 공무원들은 법조계를 제외하곤 전문가 수준에 오른 분이 없나봅니다.



치협은 지금이라도 의협과 협조하여 정부에 공동대응하시기 바랍니다.

정부에 협조하는 것만이 치과의사와 국민을 위하는 것이 아님을 아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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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가를 위한 교합학

안녕하십니까? 치과의사 홍성우입니다.
오늘날 의학은 눈부시게 발전되어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 유전자를 이용한 치료와 같은 첨단 시술이 행해지고 또한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불과 150년 전만해도 병원은 사람이 살아나가는 곳이 아니라 죽어나가는 곳으로 인식되던 시기였으며 의학은 그야말로 암울했습니다. 그러던 중 레이벤후크에 의해 현미경이 발명되면서 세균의 정체가 드러났고, 파스퇴르와 코흐 같은 과학자의 노력으로 수많은 사람들은 죽음의 문턱에서 생명을 건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치과질환인 충치 그리고 풍치 역시 교합과 관련지어 발생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며 교합을 이해함으로써 이런 질환들도 보다 효과적으로 치료가 가능해질 수 있는데, 이런 재미난(?) 치과이야기들을 치과의사가 아닌 분들이 쉽게 이해하시고, 아울러 이런 이야기들이 좋은 치료를 위한 눈과 귀가 되어드리기를 희망하면서 두 권의 책을 2012 년, 2014 년에 출간했으며, 2023 년 11 월에 개정판을 출간했습니다.


임상가를 위한 교합학
Vol 1


임상가를 위한 교합학
Vol 2


홍성우의 임상가를
위한 교합학-개정판


잘 닦는데 왜 썩어요?

왜 혼자만 치아가 잘 썩을까요? 치료받은 치아가 또 썩는다면 정말 안닦아서 그럴까요? 재미있는 사실은 치과의사들도 충치가 있답니다.
남들은 찬물을 잘 마시는데 왜 혼자만 치아가 시릴까요? 그리고 신경치료를 해서 아예 시린 통증을 못느끼게 하는 치료가 정말 좋은 치료일까요?
왜 음식물이 혼자만 잘 낄까요? 치과에서는 인공치를 하라거나 두 개를 붙혀서 아예 끼지 않도록 하라는데 그게 맞는 치료일까요?
치과에서 교정을 하라면서 치아들을 뽑으라는데 정말 뽑지 않고서는 교정치료가 불가능할까요?
매스컴의 발달과 더불어 현대인들은 많은 의료광고를 접하게 되는데 이런 정보의 홍수 속에서 좋은 정보를 가려내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여기 알기 쉬운 치과상식 그리고 꼭 알아야 할 치과상식을 소개드리며, 좋은 치료 그리고 꼭 합당한 치료를 받으시길 소망해봅니다.


잘 닦는데 왜 썩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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