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선생의 사는 이야기

홍선생의 사는 이야기

model fabrication

2001.09.23 13:31

이닥터 조회 수:9898 추천:21

학교다닐 때, model fabrication을 안해본 치대학생은 없었을 것이다.
그게 교정을 배우는데 얼마나 도움이 된다고, 시간날 때마다 교정과의
작업실에서 모델에 얼굴이 비치도록 열심히 광내고 또 광내던
그때 그시절이 생각난다.
나는 본과 4년을 두번 다녔다.
우리나라에서 본과 4년을 두번 다닌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 덕분에 임상에 좀 자신이 생겼다고 말하면 말이 될까?

복학하던, 1981년 3월15일...
후배였지만 이제는 같은 학년이 된 본4학생들이,
선배가 물려 준 환자분들의 차트를 전부 나눠가져서,
나는 2주에 한명씩 날 찾는 신환으로 만족을 해야했다.

그러다보니 나는 병원에서 임상성적으로 또 잘릴 것 같았다.
엄청난 위기의식이 나를 엄습했고, 나는 그런 분위기에서 본과 4년을
다시 다녔다. 내 동창들은 지금도 이 사실을 모를 것이다.

자기 환자를 옆에서 보조하면 2점, 자기 환자가 아닌 다른 학생의 환자를
옆에서 보조하면 1점을 주었다.
나는 1점이 소중하여, 시험 전날 다른 학생들이 공부하느라고 병원을
비운 틈을 타서 열심히 병원을 뒤적거리고 다녔다.

어느날은 재수가 좋아서 스케일링을 3명이나 했다.
물론 시험전날이었다.
그날 무리했던 탓인 지, 그날부터 오른쪽 어깨에 통증이 오기 시작했다.
지금 이글을 쓰는 이유도, 몇년간 느끼지 못했던 통증을
다시 몇일전부터 느끼면서 옛날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교정과에서는 학생들에게 환자분의 치아를 본뜬 모델을
예쁘게 광을 내라고 한다.
학생들의 교정실력과는 전혀 무관한 일인데,
지금도 그 일을 시키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모델을 아주 간편하게 만들도록 모델케이스가 판매된다.
소아용, 어른용이 따로 나와서 사용하기에 아주 편하다.

아무튼, 당시 모델을 하나 배정받으면 점수가 5점이었다.
5점이면 엄청나게 큰 점수였고, 남의 환자로 1점씩 구걸하던 나로서는
모델을 배정받는 것이그야말로 소망 그자체였다.

어느날, 그 소망이 갑자기 이루어졌다.
당시 대학원을 다니면서 non Kim으로 교정과를 들어온 선배가
모델을 하나 trimming한 다음, 나에게 광을 내보라고 주는 것이었다.
trimming이 그리 잘되진 않았지만,
난 너무나 고마워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시간이 날 때 마다 나는 교정과에 들러서 열심히 광내는 작업을 했다.
작업장에는 다른 학생들도 있었는데, 점수를 확보했다는 기분에
모두들 즐거워하며 열심히 광을 냈고,
닷새가 지나자 드디어 얼굴이 비치기 시작했고
치아사이에 고춧가루가 끼었나도 알아볼 정도가 되었다.

드디어 임상점수(60점)를 간신히 넘는다는 기쁨에 차서,
nurse station에  서 계시던 교정과 레지던트 2년차 선생님께
모델을 보여드렸다.

한참 즐겁게 치위생사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그 선생님은
얼굴이 갑자기 굳어지더니,
"이걸 손으로 만들었어? 발로 만들었어?"하면서
모델을 교정과 바닥에 내리쳤고,
닷새동안 만들었던 모델은 교정과바닥에 충돌하면서
산산조각으로 부서져 흩어졌다.

망연자실하여 서있던 나는 아무 말없이 뒤돌아 섰다.
그 선배를 보는 것이 싫었고,
분명 측은히 바라볼 치위생사를 보는 것이 싫었고,
교정과가 싫었고,
거기에 서있는 내가 싫었다.
결국 교정과 임상점수는 62점으로 가까스로 통과되었다.

치대를 들어가는 학생들은 정말 대단한 머리를 가진 사람들이다.
하지만, 치대를 졸업하는 학생들은 치과에 대해 얼마나 자신있어 할까?
학교를 막 졸업한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자기 전공에 대해 자신이 없어하며,
꼭 필요한 뭔가가 빠져있는 느낌이 든다.

이젠 치과대학도 거듭나야할 때라고 본다.
모델을 다듬는 일과 같은 쓸데없는 일로
학생들이 학창시절을 보내게 해서는 안된다.

학교는 6년이라는 기간내에
정말 사회에서 필요한 일꾼으로 만드는데 총력을 기울여야하며,
학생들또한 최대한 노력하여 선배나 후배들에게 누가 되지 않는
치과의사가 되기위해 힘써야 할 줄로 생각한다.

교수님들또한 이런 사명에 동참하여,
전인격을 갖출 미래의 치과의사들과 대화시간을 많이 가져야 한다.
절대로 아까운 학창시절에 모델이나 다듬으라고 시켜서는 안된다.

오늘날,
의사들이 환자로부터또한  보험사로부터 의심받고 무시받는 이때에,
의료인 각자는 직업관을 반추하며,
마음가짐을 새로이 해야할 때라고 본다.

임상가를 위한 교합학

안녕하십니까? 치과의사 홍성우입니다.
오늘날 의학은 눈부시게 발전되어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 유전자를 이용한 치료와 같은 첨단 시술이 행해지고 또한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불과 150년 전만해도 병원은 사람이 살아나가는 곳이 아니라 죽어나가는 곳으로 인식되던 시기였으며 의학은 그야말로 암울했습니다. 그러던 중 레이벤후크에 의해 현미경이 발명되면서 세균의 정체가 드러났고, 파스퇴르와 코흐 같은 과학자의 노력으로 수많은 사람들은 죽음의 문턱에서 생명을 건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치과질환인 충치 그리고 풍치 역시 교합과 관련지어 발생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며 교합을 이해함으로써 이런 질환들도 보다 효과적으로 치료가 가능해질 수 있는데, 이런 재미난(?) 치과이야기들을 치과의사가 아닌 분들이 쉽게 이해하시고, 아울러 이런 이야기들이 좋은 치료를 위한 눈과 귀가 되어드리기를 희망하면서 두 권의 책을 2012 년, 2014 년에 출간했으며, 2023 년 11 월에 개정판을 출간했습니다.


임상가를 위한 교합학
Vol 1


임상가를 위한 교합학
Vol 2


홍성우의 임상가를
위한 교합학-개정판


잘 닦는데 왜 썩어요?

왜 혼자만 치아가 잘 썩을까요? 치료받은 치아가 또 썩는다면 정말 안닦아서 그럴까요? 재미있는 사실은 치과의사들도 충치가 있답니다.
남들은 찬물을 잘 마시는데 왜 혼자만 치아가 시릴까요? 그리고 신경치료를 해서 아예 시린 통증을 못느끼게 하는 치료가 정말 좋은 치료일까요?
왜 음식물이 혼자만 잘 낄까요? 치과에서는 인공치를 하라거나 두 개를 붙혀서 아예 끼지 않도록 하라는데 그게 맞는 치료일까요?
치과에서 교정을 하라면서 치아들을 뽑으라는데 정말 뽑지 않고서는 교정치료가 불가능할까요?
매스컴의 발달과 더불어 현대인들은 많은 의료광고를 접하게 되는데 이런 정보의 홍수 속에서 좋은 정보를 가려내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여기 알기 쉬운 치과상식 그리고 꼭 알아야 할 치과상식을 소개드리며, 좋은 치료 그리고 꼭 합당한 치료를 받으시길 소망해봅니다.


잘 닦는데 왜 썩어요?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